마음의 흐름

19세기 덴마크의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흔히 '실존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헤겔로 대표되는 당시의 지배적 사상인 관념론적 체계 철학에 반기를 들며, 그는 추상적 사유가 아닌 구체적 개인의 실존적 경험에 주목했다. 키에르케고르의 사상 중에서도 가장 매혹적인 부분은 그가 탐구한 인간 실존의 본질적 역설이다. 특히 그의 "믿음의 도약(leap of faith)" 개념은 현대 철학과 종교 철학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역설적 존재로서의 인간키에르케고르에게 인간은 본질적으로 역설적 존재다. 우리는 유한한 육체를 가진 존재이면서도 무한을 갈망하고, 시간 속에 살아가면서도 영원을 사유하며, 필연적 조건에 묶여 있으면서도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다. 이러한 이중성은 우리 존재의 근본적 조건이자 불안과 절망의 원천..

마음철학 2025. 3. 9. 08:55

스윗소로우 철학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은 로미오와 밤에 헤어지며 "parting is such sweet sorrow"라는 말을 한다. 스윗소로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라는 너무 좋은 곡을 부른 남성 그룹이기도 하다. 그들의 달콤한 목소리와 음악 감성이 참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데  각설하고 이 스윗소로우 이 짧은 문장에는 인간 감정의 복잡성이 집약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기쁨과 슬픔, 사랑과 고통을 분리된 감정으로 이해하지만, 실상 우리의 감정은 모순적으로 얽혀 있으며 서로 각각의 감정을 더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의 양면성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삶을 좀더 이해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모순의 공존 - 감정의 양면성셰익스피어가 표현한 "달콤쌉싸름한" 감정은 단..

마음철학 2025. 3. 8. 20:30

갈렌 스트로슨의 관점으로 바라본 자기성찰의 함정과 극복 방법  오늘은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문제, 자신에 대해 너무 생각할 때 마음이 좁아지고 한심해지는 자신을 느껴 괴로운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자기성찰 중요시하는 이 시대에 과도한 자기성찰의 독을 설파하는 현대 철학자가 있다. 갈렌 스트로슨(Galen Strawson)의 자기성찰 비판 이론을 통해 자기자신에 대한 괴로운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갈렌 스트로슨의 자기성찰 비판 이론  스트로슨은 그의 논문 "Against Narrativity"(서사성에 반대하여)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서사적 자아' 개념을 비판한다. 현대 사회는 자신의 삶을 하나의 일관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의미를 부여해야..

마음철학 2025. 3. 7. 08:50

던닝-크루거 효과와 나이: 나이 들수록 왜 자신의 무지를 보지 못하는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지혜가 쌓인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자신의 무지를 인식하는 능력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의 유명한 개념인 '던닝-크루거 효과'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던닝-크루거 효과가 나이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탐구해 보겠다.   던닝-크루거 효과란 무엇인가?  던닝-크루거 효과는 1999년 코넬 대학교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던닝과 저스틴 크루거가 발표한 인지 편향으로,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 쉽게 말해, 무지한 사람일수록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 모른다는 것이다. 던닝과 크루..

마음심리학 2025. 3. 6. 08:57

삶은 꿰매고 손질하며 살아가는 것우리는 종종 인생을 하나의 완벽한 작품처럼 그리고 싶어 한다. 모든 조각이 빈틈없이 맞아떨어지고,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삶을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삶은 어딘가 항상 삐걱거리고, 예기치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균열을 메우고, 어설픈 부분을 손질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결국, 삶이란 대충 여러 조각을 꿰매고 달래며 이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 과정에 너무 괴로워하거나 자책하거나 절망하진 말잔 생각이 든다.  존재의 꿰매기 –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삶삶은 마치 오래된 천 조각들로 만든 퀼트 같다. 하나의 커다란 천이 아니라, 크기와 색이 제각각인 천 조각들을 엮어 만든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의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철학 2025. 3. 5. 08:31

케톤체– 결핍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에너지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탄수화물(포도당)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황이 오면, 몸은 케톤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전환한다. 이는 지방을 분해하여 생성하는 에너지원으로, 단식, 저탄수화물 식단(케토제닉 다이어트), 장시간 운동 등의 조건에서 활성화된다.이러한 메커니즘은 단순한 생리학적 현상을 넘어, 우리 삶의 태도와도 깊이 연결된다. ‘결핍’은 단순한 부족이 아니라, 더 나은 변화를 이끄는 촉진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케톤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삶의 철학으로 확장해 보자.  케톤체 – 신체의 ‘플랜 B’ 에너지 시스템케톤체는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지방을 분해하여 생성하는 에너지원이다. 즉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지방을 연소하..

몸철학 2025. 3. 3. 10:39

호르메시스(Hormesis) – 적당한 스트레스가 주는 철학적 깨달음 스트레스는 무조건 나쁜 것일까?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피해야 한다고 배운다. ‘스트레스 없는 삶’이 건강과 행복의 조건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신체와 정신의 깊은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면, 적절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건강을 증진하고 삶을 더 강하게 만든다. 이를 설명하는 개념이 바로 호르메시스(Hormesis)다.호르메시스란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나 자극이 오히려 생명력을 강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운동, 간헐적 단식, 콜드 샤워 등이 있다. 이는 마치 칼을 갈수록 날이 서듯, 적당한 자극이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철학적 교훈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호르메시스가 단순한 생리학적 개념을 넘어 우리의 삶과 철학에도 적용될 ..

몸철학 2025. 3. 3. 10:17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 – 삶의 자정 작용을 위한 철학 인간은 숨을 쉬는 순간부터 산소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활성산소가 생성되며, 이는 세포를 공격하고 노화를 촉진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항산화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산화 스트레스는 우리 삶 속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과도한 스트레스,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끝없는 경쟁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심리적 산화’ 상태에 놓인다. 그렇다면, 몸이 항산화 작용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듯, 우리의 삶도 스스로 정화하는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산화 스트레스, 삶 속에서 찾아보기산화 스트레스는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관계, 감정, 사고방식에도 비슷한 패..

몸철학 2025. 3. 3. 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