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은 단언하지 않는다: 유보의 철학
지성은 단언하지 않는다: 유보의 철학 우리는 확신에 매력을 느낀다. 단정적인 말투, 단호한 결론, 명쾌한 해답은 때로 지성의 표지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진짜 지성은 오히려 ‘말하지 않음’과 ‘보류’ 속에 존재한다. 판단을 유보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별하며, 쉽게 단언하지 않는 태도야말로 진리에 가까이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 글에서는 확신보다 유보가 왜 더 지성적인 태도인지를 철학의 몇 가지 전통을 통해 살펴본다. 회의주의와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知) 고대 회의주의자들은 인간이 진리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모든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론주의자들은 이를 ‘에포케(epoché)’라 불렀고, 판단을 보류할 때 오히려 마음의 평정(..
마음철학
2025. 4. 6. 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