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때로는 간단한 선택이지만, 때로는 인생의 방향을 좌우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순간에 우리를 덮치는 감정이 바로 결정 불안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고, 그로 인한 책임이 두려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이러한 불안을 단순한 심리적 문제가 아닌, 우리 존재 자체에 내재된 실존적 과제라고 보았다. 하이데거에게 불안(Angst)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 가능성과 그로 인한 책임을 마주할 때 경험하는 근본적인 감정이다. 즉, 결정 불안은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감정이며, 이를 마주하고 이해하는 과정은 우리 존재를 더 깊이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
결정을 내릴 때의 불안은 결국 '책임'을 의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내린 결정이 나와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 그리고 그 선택이 잘못될 경우의 후회와 책임을 우리는 항상 고려하게 된다. 그렇기에 결정 불안을 피할 수 없고, 오히려 이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불안을 어떻게 다루고, 보다 명확하고 자신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메타인지적 접근이다.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뜻한다. 즉, 우리의 사고 방식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의 사고를 빠르고 직관적인 '시스템 1'과 느리고 분석적인 '시스템 2'로 나누었다. 우리는 결정 불안을 느낄 때, '시스템 1'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즉, 빠르고 직관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런 직관적 사고는 때때로 잘못된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 반면, '시스템 2'는 더 느리지만, 철저히 분석적이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게 해준다.
그러므로 결정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첫 걸음은 자신의 생각을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반성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왜 결정을 두려워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그 두려움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다른 이들의 시선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다. 또는 기회비용에 대한 집착에서 오는 불안일 수도 있다. 이걸 알고 이해하려하면 훨씬 덜 불안해지고 용기가 생길 수 있다.
하이데거의 관점에서 보면, 결정은 단순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 순간이 아니라, 우리 존재의 깊은 진실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불안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존재와 책임을 더욱 진지하게 마주하게 된다. 그러므로 불안을 회피하려 하기보다는, 이를 통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결정이 힘든 순간이 오더라도, 메타인지적 접근을 통해 자신의 사고를 점검하고, 불안을 유익한 방향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왜 자신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고 큰 많은 결정들이 뒤에 올 책임때문에 당신에게 그렇게 망설여지는 것이라면 제발 그 책임을 당신이 지겠다는 용기를 가져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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