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은 로미오와 밤에 헤어지며 "parting is such sweet sorrow"라는 말을 한다. 스윗소로우는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이라는 너무 좋은 곡을 부른 남성 그룹이기도 하다. 그들의 달콤한 목소리와 음악 감성이 참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데 각설하고 이 스윗소로우 이 짧은 문장에는 인간 감정의 복잡성이 집약되어 있다. 우리는 흔히 기쁨과 슬픔, 사랑과 고통을 분리된 감정으로 이해하지만, 실상 우리의 감정은 모순적으로 얽혀 있으며 서로 각각의 감정을 더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의 양면성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것은 삶을 좀더 이해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표현한 "달콤쌉싸름한" 감정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강렬한 순간들은 종종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경험에서 비롯된다. 기쁨 속에 슬픔이 깃들어 있고, 슬픔 속에서도 희망이 존재한다. 동양 철학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음양 원리로 설명한다. 음과 양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조화를 이룬다.
하이데거는 "존재는 이중성과 모순 속에서 드러난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직 결핍을 경험할 때 존재의 가치를 깨닫는다. 이는 마치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처럼, 빛이 없을 때 오히려 빛의 본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것과 같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별이 달콤한 이유는, 그것이 단순한 단절이 아니라 더 큰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관점, 정반합에서 보면, "달콤쌉싸름함"은 대립된 감정 상태 사이의 합으로 볼 수 있다. 순수한 달콤함이 정이면 순수한 쓰라림과 슬픔은 반이다. 이들이 결합하여 더 높은 차원의 감정 상태(합)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의 혼합이 아니라, 질적으로 새로운 감정 경험인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별은 단순한 슬픔이나 기쁨으로 환원될 수 없는, 더 깊고 풍부한 감정적 현실을 창조한다. 이는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실존의 역설"과도 맞닿아 있다. 우리가 살며 매 순간 경험하는 감정들, 표현하기 어려운 그것들은 아마도 순수하지 않은 합의 감정이고 그러면서도 새로운 상태인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달콤쌉싸름한" 이별은 인간 감정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제공한다. 우리는 감정을 단순한 이분법으로 이해하려 하지만, 실상 가장 진실된 감정은 모순과 대립 속에서 형성된다. 이런 여러 감정의 혼합과 이를 느끼고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이 더 성숙한 사람이 되는 길일 것 같다.
니체는 "깊은 고통 속에서도 기쁨은 더 깊어진다"고 했다. 슬픔과 기쁨이 함께 존재할 때, 우리는 삶을 더욱 충만하게 경험할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남긴 이 짧은 구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감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철학적 단초가 된다. 우리의 삶에서 스윗소로우를 포용하는 것은, 결국 감정을 온전히 경험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 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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