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코나투스’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코나투스는 ‘자기 보존을 향한 노력’으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고 확장하려는 내적 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인간 또한 코나투스를 통해 신체적·정신적 생명을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성향을 지닌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건강과 장수를 위해 실천하는 ‘저속노화’ 식단은 코나투스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스피노자의 철학에서 코나투스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더 나은 상태로 존재하려는 노력’까지 포함한다. 인간이 건강을 유지하려는 행위는 단순히 병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고 더 온전한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본능적 욕구라고 볼 수 있다. 저속노화 식단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저속노화 식단은 노화를 촉진하는 요인을 최소화하고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주요 원칙은 다음과 같다.
항산화 영양소 섭취 – 활성산소는 노화를 촉진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 올리브오일 같은 음식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폴리페놀, 비타민 C, E 등)은 세포 손상을 줄이고 신체의 회복력을 높여준다. 이는 코나투스가 추구하는 ‘자기 보존’을 강화하는 요소다.
적절한 단백질과 근육 유지 – 스피노자는 인간이 더 강한 존재가 되는 것이 곧 ‘더 나은 존재’가 된다고 보았다. 신체적으로 이를 실현하려면 근육량 유지가 필수적이다.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고 근육을 유지하는 것은 노화를 지연시키고 신체 능력을 극대화하는 길이다.
적당한 칼로리 제한 – 연구에 따르면 칼로리 제한(Caloric Restriction)은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이는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신체의 에너지 활용을 최적화하여 더 효율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혈당 관리와 인슐린 감도 개선 –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고 인슐린 감도를 개선하면 신체의 대사 효율성이 올라간다. 이는 우리가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돕고, 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스피노자의 관점에서 볼 때, 건강한 식습관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한 웰빙을 넘어 ‘더 강한 존재가 되려는 노력’이다. 저속노화 식단은 우리 신체가 더 오래, 더 활력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곧 코나투스를 실현하는 행위이며, 자기 존재를 긍정하는 철학적 실천이다.
결국, 저속노화 식단은 단순히 ‘노화를 늦추는 방법’이 아니라, 우리 삶을 더 온전하게 가꾸려는 노력의 일부다. 스피노자가 말한 ‘자기 보존을 향한 노력’은 그저 이론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선택 속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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