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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시간

마음철학

by 라브뤼예르 2025. 3. 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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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완전히 세월이 화살이다. 왜일까? 매번 궁금했는데 오늘은 좀 알아보았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 현상을 철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관점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이미지 = 픽사베이

 


1. 비례적 시간 이론 – 생애 경험의 상대성
프랑스 철학자 폴 자네는 우리가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는 방식이 생애 경험과 비례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10세 아이에게 1년은 그의 삶의 10%지만, 50세 성인에게는 2%에 불과해. 즉, 나이가 들수록 한 해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는 거다.

2. 인지와 경험의 차별화 – 신선함의 감소
독일 철학자 에른스트 마흐는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들의 차별성이 시간 감각을 결정한다고 봤다.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감각적으로 충만한 경험들이 많아서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만, 성인이 되면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경험이 많아지면서 시간이 빨리 흐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된다는 거다.

3. 현상학적 관점 – 시간의 주관적 체험
마르틴 하이데거는 인간의 존재를 시간 속에서 존재(Dasein)하는 것으로 보았다. 젊을 때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계획이 많아서 시간이 여유롭게 펼쳐지는 듯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남은 시간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의식하기 때문에 현재에 더 몰입하게 되고, 시간이 훨씬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다.

4. 니체의 ‘영원회귀’와 시간 인식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영원회귀(Ewige Wiederkehr) 개념을 빌려 생각해보면, 인생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시간이 계속해서 되풀이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반복적인 패턴은 새로움을 희석시키고, 그 결과 우리는 시간이 가속하는 것처럼 경험한다.

5. 베르그송의 지속(Duration) 개념
앙리 베르그송(Henri Bergson)은 시간이 단순한 물리적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에서 경험되는 흐름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는 순간순간이 깊게 각인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덜 인상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시간이 훨씬 짧게 느껴진다는 거다.


시간은 존재 방식의 문제


결국,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우리의 존재 방식(BEING)에 따른 시간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우리를 지나가게 두는 방식으로 존재하게 되면서, 시간은 더욱 가벼워지고, 빠르게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거다.

그래서, 시간이 빠르다고 느낄수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에 더 집중하고, 새로운 경험을 늘리고, 순간의 깊이를 되찾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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