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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데카당스: 쇠락의 미학

마음철학

by 라브뤼예르 2024. 10. 1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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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데카당스: 쇠락의 미학


우리는 그 무덥고 혼란하던 여름을 기억못하게 빠르게 가을을 느끼곤 한다. 갑자기 가을이 왔다고 느끼곤 하는데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And all at once, summer collapsed into fall"(여름은 단번에 가을로 떨어졌다. 혹은 그리고 단번에, 여름은 가을로 무너져 내렸다)라는 명언은 그 느낌을 잘 살린 말이 아닐 수 없다. 역시 작가다운 언어의 연결과 표현. 오늘은 그의 이 말의 의미와 그가 대표하는 문학사조인 데카당스에 대해 알아본다.

 

마음철학
이미지 = 픽사베이

 

 

 

 

"And all at once, summer collapsed into fall (여름은 단번에 무너져 가을이 되었다)"에 관한 명상
이 명언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삶의 변화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한국말로는 약간씩 다르게 번역할 수 있지만 원문이 어렵지 않고 보자마자 느낌이 탁 온다. 바로 여름도 가을도 모두 너무나 소중해 아쉽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는 계절 변화의 급격함,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식, 자연의 변화에 대한 시적 표현, 그리고 감정적 전환, 삶의 변화나 전환에 대해 참으로 간결하고 와닿는 표현이라 하겠다.


데카당스란 무엇인가?


데카당스(Decadence)는 일반적으로 '퇴폐', '쇠퇴', '퇴보'라는 의미를 지니며, 문화,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이 용어는 주로 19세기 말 유럽에서 나타난 예술 사조로,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안정 속에서 인간의 감정적, 도덕적 가치가 쇠퇴하는 현상을 반영한다.

탐미주의
데카당스 사조의 핵심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탐미주의다. 예술의 본질은 미적 경험에 있으며, 도덕적, 사회적 기능에서 벗어나 오로지 아름다움을 위해 예술을 한다는 신념을 가진다. "예술을 위한 예술 (Art for Art’s Sake)"이라는 모토가 이를 잘 나타낸다.
자연보다는 인공적인 아름다움, 화려하고 정교한 세부 묘사에 집착하며, 복잡하고 우아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퇴폐성과 허무주의
데카당스 사조는 퇴폐적인 정서를 탐구하며, 이를 통해 삶의 무상함과 무의미함을 표현한다. 시대의 변화와 산업화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불안감, 전통 가치관의 붕괴로 인해 많은 예술가들이 허무주의적인 관점에 빠져들었다.
죽음, 타락, 욕망, 공허함과 같은 주제를 주로 다루며, 삶의 어두운 면을 미적으로 탐구한다.
비관주의와 고독
데카당스 문학은 낙관보다는 비관적인 세계관을 반영한다. 작가들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 불신하며, 인간의 내적 갈등과 고독을 깊이 묘사한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사회와의 단절, 자아에 몰두한 상태를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고독과 인간의 한계를 강조한다.
상징주의와 초현실적 요소
데카당스는 상징주의(Symbolism)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상징과 은유를 통해 내면의 세계와 초현실적 경험을 표현하며, 현실 세계를 넘어선 감각적이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추구한다.
꿈, 환상, 미지의 세계 등을 표현하며, 독자에게 강렬한 감정적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능성 및 금기 탐구
데카당스 문학은 종종 관능적이고 성적인 주제를 탐구한다. 당시 사회에서 금기시되던 주제들을 예술의 영역에서 대담하게 다루며, 억압된 욕망과 감정을 묘사한다.
육체적 감각의 쾌락과 고통을 모두 탐구하며, 이러한 감각을 통해 삶의 복잡성과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예술과 삶의 동일시
데카당스 사조에서는 예술과 삶을 분리된 개념이 아닌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삶 자체를 예술 작품처럼 살고자 하며, 예술적 표현을 통해 삶을 미적이고 극적인 방식으로 경험하려 한다.

 

대표적인 데카당스 작가로는 프랑스의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일본의 다자이 오사무 등이 있다. 이들은 사회적 도덕과 규범을 거부하고, 고독하고 탐미적인 시각으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했다. 데카당스 사조는 이후 상징주의와 모더니즘 등 예술 사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을과 데카당스의 만남


가을은 데카당스의 정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낙엽이 지고 쇠락하는 10월과 11월의 풍경에는 말못할 아름다움이 있다. 또 반대로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에 말이 살찌듯 많이 목고 놀러 다니지만 무언가 "절제"의 미덕이 떠오른다.

마치 낙엽이 떨어져야 새로운 잎이 돋아나듯이, 우리의 삶도 변화를 위해서는 과거의 것을 버려야 합니다. 가을은 우리에게 삶의 주기성을 일깨워주고, 변화를 받아들이도록 돕는 계절이다. 까뮈는 가을의 제2의 본이라 하지 않았던가.

모든 것은 변화하고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과정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이 데카당스라면 단순히 쓸쓸한 계절이 아니라, 우리에게 깊은 성찰과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절인 이 가을에 데카당스의 시각으로 가을을 바라보며 삶에 대해 명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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