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케라는 것은 고대그리스어로 '정지, 중지, 보류'라는 것인데 주로 철학에서 무엇을 중지하느냐면 판단을 중지한다는 뜻으로 쓰여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뿐 아니라 19세기 후설의 현상학에서도 판단 중지의 의미로 쓰였다. 판단 중지라는 것은 심리학에서도 의미가 있는데 오늘은 에포케에 대한 쓰임을 알아보자.
에포케는 고대 그리스 철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음은 나무위키에서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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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피론과 피론주의자들이 사용했던 용어. 멈춘다는 의미인데, 그들이 보통 멈춘다고 했을 때는 논리의 전개를 멈추라는 의미였다.
이런 식이다.
"이게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다보면 이렇게 되고 저렇게 이야기 하다 보면 저렇게 되고, 그러니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고 눈이 하얀색인데 눈은 물이 얼어서 된 거고 물은 시꺼먼데 그럼 눈도 까만 거 아니냐고"
"고마 해라. 에포케epoché다."
이런 것들이 진절머리가 났던 회의주의자들은 이렇게 그만 하라는 의미로 그렇게 써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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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고대 그리스에서 에포케는 지식의 확신을 중단하고 의문을 제기하여 사상의 기초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의미했다. 이를 통해 지식의 근본을 의심하고 인식론과 철학의 기초를 탐구하였다.
19세기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은 '현상학'이라는 철학으로 인식되어지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거기서 본질을 찾자는 새로운 시각을 주장한다.
후설의 현상학에서 에포케는 인식의 주체와 객체 사이의 관계에 대한 중요한 개념이다. 후설은 인식의 주체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인식의 한계가 어디에 있는지를 탐구하였다. 에포케는 주체와 객체 간의 상호작용을 중단시키고, 인식의 주체가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다음은 이순성의 '오늘을 읽는 철학'에서 인용한 에포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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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과학이 말하는대로, 객관적 세계가 바깥에 졵대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자연스러운 선입견에 불과하다. 후설은 우리의 태도를 괄호에 넣고, 그것에 대한 '판단중지(에포케)'를 주문한다. '판단중지'가 절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통해 우리의 시선이 과학적 세계로부터 인간의 생활세계로 돌아오기때문이다. 생활세계란 다름아닌 직접 경험의 세계로, 의미가 주어지는 그대로 원초적으로 차악되는 세계다. 현상학적 환원에 따른 판단 중지 후 남는 것은 오로지 의식에 나타난, 있는 그대로의 사태다. 이때 의식은 그 사태에 의미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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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포케는 심리치료와 심리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심리치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고, 내담자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한 태도
내담자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위해, 자신의 판단을 중지하고 관찰하기
내담자의 자발적인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잘못 이해하거나 왜곡하고 있을 때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할 때
내담자가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때
예를 들어, 내담자가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치료자는 에포케의 태도로 내담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이야기에 대해 어떤 판단이나 평가를 내리지 않고, 내담자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심리치료에서 에포케는 내담자의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내담자의 자발적인 변화와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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