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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디폴트: 노잼

마음철학

by 라브뤼예르 2024. 11. 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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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디폴트: 노잼


우리는 끊임없이 재미를 추구한다. 재밌는 유튜브나 쇼츠 영상 보기, 핫플 호캉스 여행, 짜릿한 스포츠나 맛집 찾아가서 많이 시켜 먹는 것 등ㄹ 이 모든 것이 일상의 권태로움을 메워주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재미는 잠깐일 뿐, 끝이 나면 더 큰 공허함이 뒤따른다. "노잼"이란 정말 피하고 싶은 상태로 여겨지는 지금, 반대로 노잼을 삶의 디폴트로 받아들인다면 어떨까? 남들만 재미있는 것 같이 보이는가? 절대 아니라는 사실.

 

마음철학
이미지 = 픽사베이

 


노잼, 삶의 기본값

 

'노잼'은 재미없음을 뜻한다. 단조롭고, 감각을 자극하지 않으며, 때로는 지루함마저 느껴지는 상태다. 매일 하는 일 하고 벌던 돈 벌고 매일 먹는 것 먹고, 어쩌면 참으로 지루해 보이지만 진정 이런 지루함이야말로 삶의 본질이 아닐까? 생명은 태어나고, 자라고, 소멸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 자체는 지극히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그러나 바로 그 단순함 속에서 삶의 지속 가능성이 존재한다.

재미란 순간적이고 우연적인 것일 뿐, 진정한 삶의 기본값은 노잼에 있다.
이를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끊임없는 자극 추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절제, 노잼을 존중하는 기술

 

노잼을 삶의 디폴트로 만드는 데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재미는 종종 소비와 연결된다. 새로운 것을 사거나, 경험하거나, 공유하며 우리는 흥미를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재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절제란 본능적으로 더 많은 재미를 추구하려는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다. 재미를 갈망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 재미가 끝난 후 나는 어떤 상태에 있을까?" 대부분은 공허함과 피로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절제를 통해 우리는 재미를 가끔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으로 여길 수 있다. 재미가 없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야말로 삶의 안정감을 준다.

생각의 전환: 지루함의 미학

 

노잼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루함은 우리의 내면에 침잠할 기회를 준다. 외부 자극 없이 조용히 사유하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지루함 속에서 창의성이 탄생하기도 한다. 역사의 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은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칸트의 규칙적인 산책, 헤밍웨이의 단조로운 글쓰기 루틴, 모두 지루한 노잼의 반복 속에서 탄생한 것이다.

노잼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노잼에서 피어나는 삶의 아름다움

 

노잼을 삶의 디폴트로 삼는다고 해서 재미를 완전히 배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노잼을 기본값으로 삼을 때, 재미는 더 큰 가치를 지니게 된다. 매일 같은 음식을 먹다가 특별한 날 새로운 음식을 맛보는 순간이 더 특별해지듯, 평범함을 수용할 때 비로소 즐거움의 깊이가 달라진다. 매일 먹던 술을 마시지 말아보라. 한달에 한 번 정도 특별히 좋은 곳에서 술을 마셔보라. 아마 그 때 오는 도파민은 말로 할 수 없이 달콤할 것이다.

노잼이 주는 안정감과 내적 평화를 기반으로, 우리는 재미를 단순한 자극이 아닌 삶의 조미료로 삼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재미는 순간적 쾌락을 넘어 삶의 의미로 승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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