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무나 유명한 플라타너스 시, 이는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가을의 기도' 또한 잘 알려진 김현승의 시다.
김현승이 가을을 좋아했다는 건 너무 역력하다. 가을을 시의 소재로 많이 쓰기도 했으나 그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람은 여름과 겨울에 늙고, 봄과 가을에 성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봄에는 육체적으로, 가을에는 영혼이 성장한다고 하여도 좋을 것이다'
가을이 그런 계절임을 알았던, 그래 역시 영롱한 시인이다. 그의 호는 커피와 차를 유독 좋아해 '다형'이란다.
오늘은 그의 짧은 시, 전라도 무등산에서 난다는 차 '무등차'를 소재로 가을을 너무나도 느끼게 해주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
--- 김현승 (1913 -1975)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갈가마귀 울음에
산들 여위어 가고,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지나는,
남쪽 십일월의 긴 긴 밤을,
차 끓이며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 양 마음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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