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마음 - 이풍호
2024.03.17 by 라브뤼예르
이 순간 - 피천득
2024.03.07 by 라브뤼예르
봄밤 - 김수영
2024.03.06 by 라브뤼예르
마음 - 김광섭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2024.02.25 by 라브뤼예르
봄 - 윤동주
박목월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2024.02.19 by 라브뤼예르
김현승 <무등차>
3월의 마음 - 이풍호 3월의 마음 --- 이풍호 꿈속에서 어딘가를 아득히 오고가다 깨어난 새벽 마시면 기침할 것 같은 솔내음 바람에 스며들어 잎새를 돋운다. 촉촉이 젖어오는 땅위를 쉬지 않고 맨발로 밟으면 이 아침에는 생각들이 넉넉해진다. 오직 사랑하므로 살아있음이여 그리움은 그립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가슴속에서 저절로 우러나온다.
마음수양 시 2024. 3. 17. 21:14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마음수양 시 2024. 3. 7. 19:40
봄밤 - 김수영 봄밤 --- 김수영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강물 위에 떨어진 불빛처럼 혁혁한 업적을 바라지 말라 개가 울고 종이 울리고 달이 떠도 너는 조금도 당황하지 말라 술에서 깨어난 무거운 몸이여 오오 봄이여 한없이 풀어지는 피곤한 마음에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너의 꿈이 달의 행로와 비슷한 회전을 하더라도 개가 울고 종이 들리고 기적소리가 과연 슬프다 하더라도 너는 결코 서둘지 말라 서둘지 말라 나의 빛이여 오오 인생이여 재앙과 불행과 격투와 청춘과 천만 인의 생활과 그러한 모든 것이 보이는 밤 눈을 뜨지 않은 땅속의 벌레같이 아둔하고 가난한 마음은 서둘지 말라 애타도록 마음에 서둘지 말라 절제여 나의 귀여운 아들이여 오오 나의 영감(靈感)이여 *
마음수양 시 2024. 3. 6. 22:50
마음 - 김광섭 마음 ---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여한 물결 바람이 불아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 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느니 행여, 백조가 오는 날 이 물가 어지러울까 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마음수양 시 2024. 3. 6. 21:40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 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마음수양 시 2024. 2. 25. 22:31
봄 - 윤동주 봄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 아른, 높기도 한데……
마음수양 시 2024. 2. 25. 22:20
박목월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 박목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
마음수양 시 2024. 2. 19. 21:24
김현승 무등차 ------ 김현승 가을은 술보다 차 끓이기 좋은 시절 길가마귀 울음에 산들 여위어가고 씀바귀 마른 잎에 바람이 지나가는 남쪽 십일월의 긴긴 밤을, 차 끓이며 끓이며 외로움도 향기인 양 마음에 젖는
마음수양 시 2024. 2. 19. 10:43